2024년 회고록
2024년 회고
동기
아침에 온 뉴스레터를 보다가 회고록… 나도 쓰고싶어졌다. 정말정말정말 늦었지만,,,, 뒷북 한번 야무지게 쳐보려고 한다. 겸사겸사 블로그 재정비도 하련다! 키워드를 기반으로 간단하게 쓰려 한다. 대전가는 기차에서 마침 짬이 남아서 호다닥 써보련다.

팀
한 해동안 정말 많은 팀에 속해있었다. 그 속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어서 기뻤다. 부족했던 나를 한층 더 성장할 수 있게 만들어준 모든 팀원들에게 고마웠다는 말 전해주고 싶다.

- 군대 사무실 병사/간부님들 : 사랑합니다. 케이크 챙겨주는 스윗한 사람들!

- OS 플메 : 덕분에 많이 의지했습니다! 밥 잘사주는 선배님 🙂
- 몰입캠프 : 정말 많은 경험을 하게 해준 친구들. 내 청춘의 일부가 되어주어서 고마웠습니다. Madcamp
- 해커톤 : 처음으로 5명 이상의 팀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맡았다. 많이 부족했던거 같아서 아직까지도 팀원들에게 미안하다.
- 군돌이 : 언젠가는… 앱을 다 만들지 않을까?
- 썸플 : 내 첫 스타트업. 내 첫 명함의 주인공. 스타트업이 뭔지를 알려준 고마운 회사. 정말 많은 기술을 얻을 수 있었어요. 앞으로도 계속 남을 내 스팩의 한줄. 매주 목요일이 기다려졌다고!
- HCI : 최고의 팀. 새벽 12시부터 3시까지 팀플할때는 정신 나가는줄 알았지만, 이게 카이스트 문화인걸. 서울에서 한번 보자고요.
그리고, ICPC 팀원들.
ICPC
6월에 수빈이형하고 같이 하자고 애기하고 나서 8월에 전역한 준호를 섭외했다. 팀이름은 카이스트 문제해결기법 수업 코드인 CS202로 했다. 근본 팀네임 장착 완료! 하면서 팀연습을 매주 했다.
정말 재밌었다. 팀연습을 하면 할수록 팀 합이 맞아가는게 느껴졌다. 모든 유형의 문제를 잘푸는 수빈이형과 비록 쉬운 문제를 잘 못 풀지만 어려운 문제를 잘 푸는 준호. 든든했다.



목표는 아시안 퍼시픽 챔피언십 진출로 잡고, 개인 연습도 많이 했다. 예선에서 학교 2등하고 “아 이거 가능성 있다” 하면서 좋아했었는데….

사망플래그였다. 본선에서 화려하게 망해버렸다. 많이 슬펐다. 수빈이형의 경우 마지막 기회였는데… 많이 미안했다.

비록 이제는 내 방에 저 종이 하나만 남았지만, 그래도 정말 재밌었다. 함께해서 영광이었다.
팀으로 일한다는 것
고도로 분업화된 현대사회에서 경쟁력을 가지려면 나와 강점이 다른 사람과 잘 협력할 줄도 알아야 한다. 2024년은 다른 사람과 같이 일하는 법을 배우려 시행착오를 겪는 해였다면, 2025년에는 전에 했던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다.
최근 겹강으로 알게된 선배에게 “함께 일하기”라는 책을 선물받았다. 읽고 좋은 팀원이 되야지. 고마운 사람들이 너무 많다.

영원한 내 팀, 가족
바쁘다는 핑계로 연락 안하지 말기. 연락하는데 10분도 안걸리니까 생각날때마다 하기. 올해부터는 같이 요리 많이했으면 좋겠다.
인턴
코로나가 종식되고 군필 신분이 되니, 정말 많은 기회들이 쏟아졌다. 링크드인 프로필을 야무지게(?) 작성하니, 한 5개정도 커피챗 요청이 왔다. 붙여준다는 약속도 아닌데, 메시지 오니까 괜히 기분 좋더라. 한창 관심받는게 좋을 나이긴 하다.
여름방학에는 비록 하지 못했지만, 인생은 7전8기..! 가을에는 결국 합격해내고 말았다!
- 채널톡 : 리크루터분이 링크드인으로 연락이 와서 비대면 / 대면으로도 미팅도 했다. 이런 경험이 처음이여서 떨리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다. 비록 더 좋은 조건의 회사를 붙어서 안가게 되었지만, 아직까지도 좋은 인상으로 남아있는 회사!
- 현대모비스 : 몰캠간다고 면접 포기한 회사. 직무가 재밌어 보이긴 했다. 자소서 열심히 썼던 걸로 기억나는 회사.
- 소서릭스 : 몰캠 오피스투어때 처음 안 회사! 메일로 커피챗 요청이 왔는데, 답장할 타이밍을 놓쳤다… 탑코더 한국 랭커분이 있는 회사.
- 하이퍼리즘 : 암호화폐 관련된 회사다. 커피챗을 했다.
- 젠투 : 커피챗했던 회사 중 가장 재밌는 사업 아이템을 가진 회사. llm을 이용한 쇼핑몰은 정말 참신한 아이디어인거 같다.
- 화웨이 : 어느날 영어로 온 링크드인 메시지..! 영어로 프리토킹해야 한다는 두려움 반, 맛있는 거 공짜로 먹을 수 있다는 설렘 반을 안고 미팅하러 갔다. 호텔 오노마 브런치 맛있드라~ 해외로 나갈 때 고려해볼만한 옵션인 듯 하다.
- 베이글코드 : 그냥 서류탈락한 회사. 솔직히 요구하는 기술을 하나도 준비 안하긴 했다.
- 토스뱅크 : 코옵으로 붙은 회사! 솔직히 면접을 대차게 망쳐서 기대 안하고 있었는데, 붙어서 신기했다. 봄학기부터 다닐 예정인 회사. 새내기때 이 회사 기술세미나를 들으며 개발자의 꿈을 키웠는데, 실제로 가게 되니 기분이 너무 좋다.

다음학기에는 역삼으로 출퇴근합니다!! 서울 출퇴근이 그렇게 힘들다매… 한번 버텨보자고! 새로운 세상으로 떠나보려 합니다!
이력서 봐주시던 선배 / 친구 / 후배들. 그리고 모의면접까지 해주셨던 선배님. 감사했습니다!
공부
정말 많이 발전했다.
- OS를 해냈다…! 살아남았다…!

- PL계열의 과목을 많이 들었다. 프로그램 논증, 형식언어와 오토마타까지 듣고온 나, 파싱마스터일지도?
- 몰캠과 스타트업에서 구르면서 개발 스택을 몇개 배웠다
- React
- TypeScript
- Supabase
- Zustant
- Figma
- PS를 꽤 했다. ICPC 준비하면서도 많이 했다. CS202 실습문제 다풀려니까 생각보다 시간 많이걸리더라.
- 과제낼때 닉네임을 항상 저렇게 썼다.

뉴스레터
인터넷 뉴스레터를 많이 구독하고 읽었다. 다음 목록은 내가 아침마다 읽는 뉴스레터들이다. 좋은 글들이 많이 올라오는 뉴스레터라 공유한다.
- https://newneek.co/
- https://www.the14f.com/
- https://news.hada.io/
- https://maily.so/devpill
- https://kofearticle.substack.com/
- https://pytorch.kr/
- https://news.ycombinator.com/
- https://blog.naver.com/ranto28
- https://github.com/brave-people/Dev-Event
- https://yozm.wishket.com/magazine/list/develop/
아침부터 공부하기 싫을때 한시간 정도 읽고나면 공부에 집중이 잘된다.
이외에도 인턴 면접준비할 때, 각 회사의 테크블로그중에서 몇개 공부해서 갔다. 이 방법 좋은 거 같더라. 아래는 그 중 재밌게 봤던 글들이다.
- https://channel.io/ko/blog/articles/1d129345
- https://tech.devsisters.com/posts/bit-level-database-hacking/
- https://toss.tech/article/tech-writer-1
내가 읽고 듣는 정보의 수준이 내가 말하고 쓰는 정보의 수준을 결정한다고 믿는다. 앞으로도 좋은 글을 많이 보려 노력하자.
운동
발목 부상
한동안 농구에 미쳐 살았다. 1, 2월 군대 말년은 농구로 채웠다. 맨날 퇴근하고 나면 한시간정도 웨이트하다가 7시즈음에 농구하러 갔다. 복학하고 나서도 농구 동아리에 들어가서 3:3 기회만 보이면 열심히 참가했다. 그러다가…

발목인대가 끊어졌다
정상적으로 걸어다닐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가 깨달았다. 물론 느리게 걷는 것 (느리게 걸어야만 하는 것)도 좋은 경험이였다. 세상이 달라보이더라.


맨날 운동하면서 스트레스를 풀었는데, 운동을 못하니까 심리적으로 매우 힘들었다. 살도 많이 쪘다. 한 4kg는 찐듯. 8월 해커톤 끝나고 나서부터야 러닝을 다시 시작했는데, 그때까지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러닝
군 입대 전까지는 자전거를 많이 탔다. 전역하고 기숙사 생활을 하니까, 자전거 타기 귀찮더라;; 자전거는 타기 전에 할 일이 너무 많다. 그래서 그런지 러닝을 많이 했다.

앞으로 러닝 더 잘하고 싶다. 4월에 하프마라톤 신청했는데, 2시간 안쪽으로 들어오고 싶다.
웨이트
부상의 여파로 잘 못했다. 그래도 턱걸이 개수는 많이 늘었다?

크로스핏
앞으로 많이 하고싶은 운동. 특히 역도와드가 재밌다. 회사 다니면서 꾸준히 병행하고 싶다.
로잉
로잉머신이 있는 집… 흔치 않거덩요. 주말마다 하고있다.
문화생활
읽기
책을 많이 읽지는 못하고,,,, 많이 사기만 했다. 앞으로는 많이 읽어야지!
“나이 수만큼의 책 읽기”라는 챌린지가 있다. 2025년에는 24권의 책을 읽도록 노력하자.
그래도 올 한해 읽은 책 중 기억에 남는 것
- 모순 - 양귀자
- 구의 증명 - 최진영
- 채식주의자 - 한강
- 공항에서 일주일을 - 알랭 드 보통
- 고래 - 천명관
-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 양귀자
음악
“음악을 앨범으로 들어야 한다” 라는 말이 있다. 다음 앨범을 많이 들었다.
- My beautiful dark twisted fantasy - Kanye West
- mono - 장기하
- Morning Glory? - Oasis
- 1989 - Taylor Swift
- 골든-힛트 모음집 [앵콜요청금지.] - 브로콜리너마저
- Blue bird - 윤지영
- Supersonic - 윤하
- Team baby - 검정치마
콘서트
군적금이 나오니 경제적으로 풍족해졌다. 하지만, 군대에 있을때보다 오히려 훨씬 시간을 내기 힘들어졌다. 가고싶었던 콘서트는 정말 많았지만… 많이 놓쳐서 아쉬웠다. 올해는 서울에 있으니까 많이 갈 수 있겠지…?
올해는 다음 콘서트를 갔다
- 윤하 콘서트 (대전) : 좋은 자리는 아니여서 윤하 누나가 잘 보이진 않았지만, 그 목소리만큼은… 너무 잘 들렸다.
- 봄 축제 (카이스트) : 프로미스나인이 왔다!!!!!!!!!!!!! 군대 동기랑 같이갔다. 100% 즐겼다.
- 장기하 소극장 투어 (홍대) : 7전 8기로 잡은 앵콜콘서트. 많이 위로받고왔다.
- KAMF (카이스트) : 한로로하고 터치드가 정말좋았다. 항상 믿고보는 캄프!

추구미
내가 막 카이스트 입학 면접을 보던 시기에 학교에서는 “궁극의 질문”이라는 캠페인을 했다.
https://question.kaist.ac.kr/eventuality.do

카이스트에 처음 오는 학생 입장에서 엄청 뽕차는 경험이였다.
최근 학교 벤치에서 멍때린 적이 있는데, 벤치에 궁극의 질문이 하나씩 적혀있었다. 그때 “내가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하는 삶의 모습은 뭘까?”라는 생각을 했다.
사실 잘 모르겠다. 아직 어떻게 살아야 할 지 모르겠다. 아무것도 몰랐던 새내기때는 “PS에 내 인문말이다. 그 방향이 나에게는 행복한 길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나서, 이제 좀 여러 갈래의 길을 조금씩 가보려 한다.

마무리
군인아저씨일 시절, 인트라넷을 서핑하다가 찾은 글이 있다. 새해가 올때마다 해당 글을 필사했던 기억이 난다.
그것이 헛된 일임을 안다. 그러나 동경과 기대 없이 살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무너져 버린 뒤에도 그리움은 슬픈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
나는 새해가 올 때마다 기도 드린다.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게 해 달라고……. 어떤 엄청난 일, 무시무시하도록 나를 압도시키는 일, 매혹하는 일, 한마디로 ’기적’이 일어날 것을 나는 기대하고 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모험 끝에는 허망이, 여행 끝에는 피곤만이 기다리고 있는 줄은 잘 안다.
그리움과 먼 곳으로 훌훌 떠나 버리고 싶은 갈망, 비하만의 시구(詩句)처럼 ’식탁을 털고 나부끼는 머리를 하고’ 아무곳이나 떠나고 싶은 것이다. 먼 곳에의 그리움(Fernweh)! 모르는 얼굴과 마음과 언어 사이에서 혼자이고 싶은 마음! 텅 빈 위(胃)와 향수를 안고 돌로 포장된 음습한 길을 거닐고 싶은 욕망, 아무튼 낯익은 곳이 아닌 다른 곳, 모르는 곳에 존재하고 싶은 욕구가 항상 나에게는 있다.
포장마차를 타고 일생을 전전하고 사는 집시의 생활이 나에게는 가끔 이상적인 것으로 생각된다. 노래와 모닥불가의 춤과 사랑과 점치는 일로 보내는 짧은 생활, 짧은 생, 내 혈관 속에서 어쩌면 집시의 피가 한 방울 섞여 있을지도 모른다고 혼자 공상해 보고 웃기도 한다.
내 영혼에 언제나 고여 있는 이 그리움의 샘을 올해는 몇 개월 아니, 몇 주일 동안만이라도 채우고 싶다. 너무나 막연한 설계―아니 오히려 ’반설계(反設計)’라는 편이 나을 것이다.
그러나 모든 플랜은 그것이 미래의 불확실한 신비에 속해 있을 때만 찬란한 것이 아닐까? 이루어짐 같은 게 무슨 상관 있으리요? 동경의 지속 속에서 나는 내 생명의 연소를 보고 그 불길이 타오르는 순간만으로 메워진 삶을 내년에도 설계하려는 것이다.
아름다운 꿈을 꿀 수 있는 특권이야말로 언제나 새해가 우리에게 주는 아마 유일의 선물이 아닌가 나는 생각해 본다.
전혜린 “먼 곳에의 그리움”
올 한해도 많은 경험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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